EP 1.
2023.05
시작은 EACH DOOR의 첫번째 키워드인 BUTTON의 시작점을 되짚어보기 위해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n LCF workshop
Industry project는 London College of Fashion에 재학 중이던 2023년 여름, 런던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시작된 마지막 프로젝트였다.
Sustainability를 중심에 둔 스토리를 바탕으로 Vivienne Westwood에서 착안한 케이프의 실루엣과 섬유 예술가 Magdalena Abakanowicz가 탐구한 소재와 질감을 결합했는데, 여기에 직관적인 케이프 속 아이템인 버튼을 왜곡된 크기로 접목해 대담한 시각적 효과를 의도하곤 했다.




버튼은 케이프를 연결하는 조연과 같은 장치로 출발했지만, 발전된 형태에서는 케이프가 버튼을 감싸는 듯한 역전된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했다.
나는 늘 디자인을 생각할 때 조연의 역할에 있는 것들이 그 역할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보편적인 디자인을 뒤엎어버리는 상상을 자주 하곤 하는데. 그래서 일상에서 발견하는 사소하고 별 볼일 없는 것들이 내겐 아주 재미난 놀잇감이 되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나는 일반적으로 작업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밀도있게 하려는 성향 탓에 일들이 딜레이되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일이 딜레이 되면 자꾸 루즈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지금은 이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이전에는 이게 옳은 방향이라 생각했지만, 요즘은 일단 세상 밖에 내놓고 – 크고 작은 피드백들을 수용해서 유연하게 개선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일단 무조건 해보고 밖으로 내던져져봐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OUTCOME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버튼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나는 늘 이유없이 원형이라는 기본적인 형태에 끌렸고, 케이프를 열고 잠그는 장치로서 버튼이 가진 매력에도 주목했다. 내가 생각하는 버튼이라는 것은 부자재 중에서 가장 직관적인 요소였기에, 그 직관성을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비유하고 해석해보고 싶었다.
버튼이 가방에 연결되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서 어디까지 역할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실험은, 디자인을 확장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EP 2.
2023.07




Term3 가 끝난 여름. Final year로 올라가기 전 잠시 한국에 귀국했던 나는, 그동안 첫 아트피스 클러치와는 달리 상업적인 무드의 버튼을 구현해보고 싶어졌다. 이전의 버튼 클러치가 펑키하고 빈티지한 느낌이었다면, 그와 반대로 이번에는 세련되고 시크한 버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두번째 작업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일일이 보강재들을 깎고 쌓아 올려야했던 이전 작업과는 다르게 좀 더 빠르고 정확한 형태로 버튼을 마치 붕어빵 찍듯이 찍어내는 방법을 찾아야했다.
그래서 찾은 물성형이라는 기법.
이 시점을 기준으로 가죽을 5년 넘게 다뤄오면서 물성형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내 작업에는 적극적으로 손이 가진 않았다. 근데 역시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모른다더니 이 날 이후로 물성형이라는 기법은 나에게 아주 큰 변화를 가져다주고있다.
선명한 실루엣, 단단한 가죽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볼륨감, 가죽이 틀 속에서 말랑하게 변하며 찍히는 순간. 모든 과정은 내가 바라는 형태를 그대로 드러냈고, 어느새 물성형에 중독된 사람마냥 수십 개의 버튼을 찍어내게 했다.
생각 없이 찍어내는 단순 노동이라 잠시 잡생각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는 진짜 절대 아니다.
OUTCOME




가죽의 광택에 따라 버튼의 느낌과 분위기가 달리 나는게 물성형을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아주 강렬한 광택감은 아니지만 은은하게 내는 이 광이 특히 자연광 아래서 버튼을 더 반짝이게 만든다.
사실 이 가방은 원래 내가 계획했던 디자인이 있었는데, 메이킹이 끝나갈 때 쯤 임의로 조립해보다가 아 이러다간 클러치가 마지막 버튼 작업이겠는데 할 수준이었다.
작업을 하면서 묘하게 쾌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최악에서 최고로 수습해가는 과정인데, 처음부터 완벽하면 재미없고 최악 한번 찍고 거기서 수습해나가면 뿌듯함이 n 배다. 그래서 둘 중에 하나 택하라면 아무래도 처음부터 완벽한 게 재밌다.
EP 3.
2023.08




To be continued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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